“일본어를 공부하고 싶어요.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

요즘 트위터상에서 일본어를 연습하는 모임을 전두지휘(-_-;)하고 있습니다. 사실 전혀 거창한건 아니구요, #KrJp 라는 해쉬태그를 만들어서 일본어에 관심 있는 분들이 일본어로 트윗을 하는 것에 대해 부담감 없이 쓰실 수 있도록 하고, 또 일본어로 뭔가를 쓰고 싶어도 쓸게 없는 분들을 위한 주제(일명 미션!)를 매일 드리고 있습니다.

가끔 “저는 일본어 초보인데요. 어떻게 공부를 시작하면 좋을까요?”라는 질문을 하시는 분들이 있어, 그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답변을 이 글로 남겨두려고 합니다. 140자 밖에 남지기 못하는 트위터로는 한계가 있어서요.
※ 이 글은 JLTP나 JPT 점수를 단기적으로 따야하는 분들에게는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이 글에 쓰여져 있는 것들은 개인적인 조언입니다. 🙂 (그리고 저는 일본어 통번역사도 뭐도 아니고 그냥 중급정도 실력의 평범한 인간입니당;)

1) 완전초보 일본어 시작하기.

어떤 언어를 가장 처음으로 배우기 시작할때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언어가 어떻게 들리는지와 어떻게 쓰여졌는지에 익숙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소리와 글씨(기본적인 알파벳)지요.
많은 분들이 일본어를 시작하실때는 히라가나와 카타카나를 열심히 외우면서 시작하십니다. 저도 그랬구요. 그런데 겨우겨우 힘겹게 히라가나를 다 외우고 나면 카타카나의 벽에서 좌절하는 분들을 많이 목격했습니다. 고작 글자때문에 일본어의 재미는 느끼기도 전에 포기하게 된다면 너무 아까운 일입니다.
그래서 제가 항상 추천하는 교재가 있는데 길벗이지톡에서 나온 일본어 무작정 따라하기입니다. 이 교재는 히라가나를 외우지 않은 사람들도 mp3를 들으면서 책에 나온 단어와 표현들을 귀와 눈으로 익혀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히라가나가 익혀지도록 구성되어있습니다. 그래서 교재의 초반부는 모든 글씨가 히라가나로 되어있습니다.
히라가나의 부분이 지나고 나면 영원한 적, 카타카나를 익히기 위한 챕터들이 나옵니다. 내용은 계속 진행되지만, 책에 나오는 텍스트들이 모두 카타카나로 바뀝니다. 실제로는 그렇게 쓰이지 않지만, 글씨를 익히기 위한 방법이지요.
카타카나의 물결이 끝날때쯤에는 정상적인 일본어 그대로 히라가나, 카타카나, 한자가 모두 병행된 텍스트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이 교재를 다 보실때쯤이 되면 글자와 반말과 존대말, 과거형, 질문하기 등 아주 기본적인 일본어 문법에 대해서는 틀이 잡히게 되실겁니다. 아!! 물론 가만히 mp3만 듣지 마시고, 입을 움직여서 따라 말하는 것도 잊지 마시고요! 🙂
2) 재밌게 꾸준히 할 수 있는 일본어 공부를 위한 장치.

당장 일본에서 살아야 한다던가, 취직을 해야한다던가 하는 절박한 목표의식이 없이 시작한 공부는 꾸준히 하는 것이 너무나도 어렵습니다. 바쁜 생활에 치이다 보면 하루에 30분 공부하자는 목표도 지키기가 너무 어려워지죠. 그래서 중요한 것이 바쁜 생활 중에도 일본어와 나를 이어주는 끈을 놓지 않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본어를 시작하시는 분들이라면 조금이라도 일본의 여러가지 문화에 관심이 많으신 분이겠죠? 일본의 음악, 드라마, 영화, 소설, 음식 등등 여러분의 좋아하는 분야를 꾸준히 접하고, 가능하면 이런 부분을 일본어의 공부와도 연결시키려고 노력해보세요.
역시 가장 재밌으면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건 일본 드라마나 음악인것 같네요. 🙂 자막이 있는 드라마라도 리스닝에도 도움이 될 수 있고, 자주 나오는 간단한 표현들은 나도 모르게 외워지게 됩니다. 그리고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가끔 가사가 무슨 뜻인지 찾아본다던지 하는 식으로 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일본어 공부를 해 나가면서 ‘점점 발전하는 나를 발견하는 재미‘를 느끼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공부를 끝낸 일본어 교재가 쌓여가는 재미라던지, 잘 안되던 발음이 잘되어서 내가 들어도 그럴싸하게 느껴지는 재미, 명동에 즐비한 일본어 안내문이 조금씩 무슨 뜻인지 알게 되는 재미 등등!
3) 어휘와 한자 정복.

일본어는 우리나라 말과 문법이 상당히 비슷하기 때문에, 영어나 다른 언어에 비해서 배우기가 수월한 것이 사실입니다. 문제는 어휘와 더불어 한자라고 봅니다. 어휘 습득을 위한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제가 추천드리고 싶은 것은 문장을 통해서 어휘를 습득하는 방법입니다.
문장을 통해서 단어를 접하면 그 단어가 더 잘 기억될뿐만 아니라, 문장 속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사용할때도 좀 더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미국사람이 10,000개 문장 외우기로 18개월만에 일본어가 유창하게 되었다는 이 블로그는 세계적으로 아주 유명하답니다. 🙂
이런 용도로 제가 사용하던 사이트가 있는데 바로 smart.fm 이라는 곳입니다. 여러가지 언어와 여러가지 레벨을 위한 코스가 마련되어있는데, 초보자에게 추천할만한 코스는 Core 2000 이라는 총 2000개의 어휘를 학습하는 코스입니다.
각각의 단어에 대해서, 단어 자체의 뜻 뿐만 아니라, 음성, 단어가 쓰인 문장, 이미지까지 한 세트로 학습하게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테스트가 있어서 잘 안외워지는 단어는 더 많이 자주 학습하도록 설계되어있구요. 한가지 단점이라면 베이스 언어가 영어라는 것 정도? ^-^; 하지만 초보자용 어휘는 우리가 기본적으로 영어로는 다 아는 어휘이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마세요. (문장들도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코스를 따라가다보면 당연히 한자가 계속 나오고 눈에 계속 익어가기 때문에 한자가 자동적으로 외워집니다. 이 말은 한자를 보면 읽을 수 있다는 것이지 쓸 수 있다는 건 아닙니다. 안타깝지만. ^-^; (요즘은 일본 사람들도 한자를 잘 못쓰는 사람이 많다지요?)
4) 리스닝, 내용을 아는 것부터 듣자.

모든 외국어의 학습이 그렇지만 왕도라는 것은 없고 많이 노출될수록, 많이 말할수록, 많이 외울수록, 많이 써볼수록 늡니다. 리스닝이라고 예외는 아닙니다. 하지만 자신의 수준과 비교해 너무 어려운 내용의 오디오를 듣는다면, 그 행위는 그냥 일본어가 대충 이렇게 들리는 언어구나~ 하는 데서 발전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리스닝 연습을 할때는 자기 수준에 맞는 쉬운 어휘로 구성된 것(물론 다 아는것보다는 10~20% 정도는 모르는 어휘가 있는 것이 좋죠.)이나 이미 내용을 아는 것을 듣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smart.fm에서 학습하면서 나오는 문장의 오디오들도 아주 좋은 학습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이러한 문장들의 나열이 어떤 이야기의 구성이 되지는 못한다는 것입니다. 단어가 문장 안에 녹아들어 있어야 더 잘 이해가 되는 것처럼, 문장도 연결되는 이야기 속에 있어야 더 잘 이해가 되기 때문입니다. 중고급 이상이 되면 다양한 팟캐스트나 오디오북 등을 활용할 수 있지만 아직 초보일때는 이 부분이 상당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추천드리는 것!
첫번째는 구닥다리는 일본어는 가라라는 교재에 수록되어있는 오디오입니다. 2000년에 출간된 이 교재는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있는 교재인데요. 3명의 일본인 학생과 1명의 한국인 유학생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아주 초보 단계라면 약간 어렵게 느끼실 수도 있을 정도의 난이도인데, 일본어 무작정 따라하기를 마치고 들으시면 수월하게 들으시면서 여러가지 자연스러운 말투를 배우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구글링 하시면 오디오도 다운로드 받으실 수 있습니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 ^-^;)
두번째는 LingQ라는 언어 학습 사이트입니다. 이 사이트는 여러가지 외국어의 학습을 위한 레슨들을 담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Who is she?라는 초급자용 레슨입니다. 이 이야기는 어떤 사람이 멀리 사는 동생을 찾아와서 동생이 사는 집에 들어가기 위해 경비원과 실랑이를 벌이고 나중에는 동생과 같이 사는 여자를 만나는데 그 여자가 LingQ로 외국어를 공부하고 있다고 말하는 좀 오묘한 내용입니다. -_-a;
전체의 레슨이 오디오로 녹음이 되어있고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스크립트도 제공됩니다. 사이트 상에서 모르는 단어를 체크하고 학습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하고 있구요. 제가 추천드리고 싶은 학습 방법은 영어 버전의 Who is she?를 보시고 내용을 파악하신 뒤, 일본어 버전의 Who is she?를 들어보시는 겁니당. ^^ 초급자를 위한 레슨이라 그다지 어휘도 어렵지는 않습니다.
5) 말해보자

실제로 말을 하기 위해서는 말하는 연습을 해야합니다. (너무 당연한 말인가요? ^^) 하지만 항상 꼭 상대방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앞에서 추천드린 모든 학습 과정에서도 가능한한 입을 열어서 읽어보고, 따라서 말해보는 것은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중요합니다. 입과 혀(;)에게 계속 맛을 보여준다고나 할까요? ^^ 눈과 머리로는 너무나도 잘 아는 표현도 실제로 말하려고 하면 나오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여러분의 모든 학습 과정에서 열심히 목소리를 내서 연습을 하셨다면, 실제로 상대가 있는 대화도 연습을 해야겠죠? 제가 자주 방문하는 사이트는 sharedtalk입니다. 들어가시면 사용자들이 어떤 모국어를 쓰고 어떤 외국어를 공부하고 있는지를 쉽게 검색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인 사용자를 검색해서 문자 채팅이나 오디오 채팅을 할 수 있구요.
가능하면 한국어를 공부하는 일본사람을 찾는게 약간 부담이 덜 하시겠죠? ^-^; 하지만 상대도 한국어를 잘한다는 보장은 없으니, 일본어/한국어/영어가 마구 뒤섞이는 재밌는 대화가 될 가능성도 활짝 열려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일본어를 입으로 내뱉는 과정이 점점 자연스럽게 느껴지실거에요! 🙂
6) 써보자

글을 써보는 것은 듣고 말하는 일본어에 도움이 될까요 안될까요? 저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언어학자는 아니지만^^; 어떤 주제를 가지고 글을 써보면 나중에 그 주제를 가지고 말을 해야될 상황이 되었을때 한번 써본 어휘나 표현은 좀 더 쉽게 쓸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
그래서 제가 외국어로 글을 써보고 싶을때 가는 곳을 소개해드릴게요. 바로 Lang-8 이라는 곳입니다. 이곳은 외국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모두 모여서 글을 써보고 서로에게 첨삭을 해주는 정말 멋진 사이트입니다. 저도 가끔 한국어로 쓰여진 글을 첨삭하곤 합니다.
개인적으로 첨삭을 받고 받지 않고는 그렇게 중요한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없는 것보단 낫지요.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이곳에서 일본인 친구를 사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노력만 하신다면요. 그 친구들과 더 친해져서 Skype와 같은 메신저에서 음성 채팅을 하실수도 있는거구요. 가능성은 진정 무한합니다! 🙂

제가 요즘 생각하는게 하나 있습니다. 좀 더 늦게 태어났으면 하고 생각할때도 있긴 하지만, 참 좋은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위에 열거한 것들은 대부분 무료이거나 아주 적은 돈으로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그 자료들의 질이 떨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비행기를 타고 일본에 가거나, 일본어 학원에 가지 않아도 일본어 네이티브 친구들을 만들 수 있는 방법도 아주아주 많습니다.

일본어를 진짜 배우고 싶으세요? 원하시면 이룰 수 있습니다. 🙂 아주아주 쉽고 재밌게요. 그렇게 믿는 것이 최고의 스타트라고 생각합니다. ^-^*